여름 숲길에서
작은 새들
깃을 치며 날아오르는 숲길에서
쓸쓸한 마음 한 조각
허공 중에
한 줄 시로 끄적이다
아우르는 바람도 되었다가
초록빛 푸르름
아, 그 푸르름이 하늘과 맞닿아
푸르다 못해 희어진 웃음,
하염없이 쏟아내는
햇살도 되었다가
여름 숲길에서
온종일 목청 돋우어 노래하는
말매미도 되었다가
여린 꽃잎 흔들며 밤을 기다리는
들꽃이 된다
사랑이 그리운......
그리운 노-올이 된다
산 너머 지는 저 노-올도
나처럼 이 한날이 좋은 것일까
주어진 날 감사하며
홍조 띤 얼굴로
여름 숲길을 거닐면
나는 어느 새 푸른 소나무가 된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