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
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

자유게시판

홈 > 게시판 > 자유게시판

2019.02.12 12:28

깨지 않아도 좋을

조회 수 529 추천 수 0 댓글 0

 

소나기가 오시면

 

포근하게 묻혀온 할머니

등걸에 업혀 황홀한 여름잠을

깨지 않아도 좋을

긴 잠을 비가 그칠 때 까지

내내 자고 싶어진다

 

머언 바다로 가는 연락선

뱃고동 소리는 우렁차고

풀 냄새인지 생의 질긴 냄새인지

 

산 아래 반달로 웅크린

집으로 갈 수 없는 길 잃은

소나기가 오시면

 

살아가면서 뜻하지 않았던

소나기는 변방에 피어나는

소금 꽃 간간이

유년의 창을 건드린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