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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.12.26 15:29

두발로 선다는 것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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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여름날에

 

두발로 선다는 것이

두렵지 않았다

 

번져오던 노을은

생경한 그날 밤

초경과 더불어

그해 여름날을

불지르고 있었다

 

오기 같은 도전을

승리로 끝맺음하던 날

달음산 능선을

붉게 물들이며

 

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며

기어이 의지의

대척점을 돌아

 

절름발이처럼

위로 또 위로 둑길 위를

기어오르고 있었다

 

입술을 타고 흐르던

새빨간 선혈에

겁없이 목 축이며

범벅이 된 마음은

상처 난 몸을 이겨보려 애썼고

 

아득한 논바닥 아래로

곤두박질치며 정신없이

나를 버리고 있었다

 

비탈길을 그대로 브레이크 없이

달려보던 겁없던 첫 경험은

몇 길 낭떠러지

 

감춰둔 가슴 저 밑까지

이유없이 열熱이 채이던 날

취기처럼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